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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온킹 감상 후 잡소리

by 박댐 201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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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실사보고 재미없어서 빡친기념 개소리>

1. 라이온킹 실사 영화 노잼이었다. 내가 뭐 영화의 서사구조나 미쟝센을 평가할 깜냥이 되는 인간이 아니니까 그건 그냥 패스하더라도... 괜시리 뭔가 인간이 아닌 실사 동물들이 인간같이 막 나오고 하니까 적응이 안되고 좀 오그라들고...막 노래 나오는 부분도 괜히 막 뭔가 멋있는게 아니라 짭 볼리우드(...) 같았다... 아, 사진은 다 보고나와서 털린 표정으로 찍은게 아니라, 영화 보기전 찍혔는데 너무 인상적으로 뭔가 도박하다가 다 잃은 느낌이라 첨부(...)

2. 영화가 재미없다보니 계속 보면서 이거 완전 전근대적 신분제사회 옹호하면서 개인의 삶의 루트를 제한하는 영화 같은데 이거 애들이 봐도 되나 라는 생각을 했다. 심바는 어렸을때부터 항상 "너는 왕이다, 왕이 될 것이다" 라는 무지막지한 중압감이 실린 말을 들으며 자란다. 현실세계에서는 귀족계급이더라도 신체적+정신적으로 뛰어난 거도 없지만, 사자는 라이온킹 세계관에서 1티어급 무력을 자랑하느니만큼...심바는 애초에 나루토 뺨치는 혈통을 타고 태어난 거시다....

3. 그러던 심바는 오히려 자신을 길러준 사자들을 벗어나 티몬과 품바를 만나 하나의 유토피아, 지상낙원 즉 님(...)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져야할 의무도, 중압감도 없이 본인이 본인의 삶을 결정하고 살아가는 곳이다. 물론 이 곳 또한 벌레(!)들의 희생을 통해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 나름대로의 모순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곳이지만... 이 곳은 타고 태어난 능력과, 계급과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곳이다. 심바는 비로소 이곳에서 공고한 계급체계에서 나고 자라 어렸을때부터 주입받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장한 "착취"행위를 해야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본인이 오늘 할일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4. 그러나, 마치 권력투쟁에 밀려난 재벌 2세의 아들이 공립학교를 다니다가 어느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를 꿈꾸는 비서의 접근을 받고 위풍당당하게 재벌그룹 본사로 들이닥치는 한국아침드라마 마냥, 날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심바는 본인의 재미, 그리고 무한한 자유, 즉 포스트모던한 유토피아와는 관계없이 의무와 책임감으로 가득찬, 착취-피착취 계급으로만 존재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전근대적인 프라이드랜드로 돌아가고 만다. 물론 모든 한국아침드라마가 그렇듯, 심바 또한 결국 왕위를 찬탈해내고야 마나, 성인이 될때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고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탱해주었던 것은 티몬과 품바를 통해 알게된 유토피아적 정글의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심바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을 체화한것처럼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초원의 압제자로써 변신하고야 만다...

5. 티몬과 품바또한 전근대적인 윤회관(circle of life)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처럼 인생은 선이고 그것이 끊어지면 다 끝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세상의 힘듦과 괴로움은 마음가지기에 달렸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며 심바를 키워낸다. 날라가 등장해 심바의 마음이 완전히 바뀌기전까지만 해도 티몬과 품바는 꽤나 성공적으로 심바를 키워낸다. 착취자이자 압제자인 사자 본연의 욕망을 벌레라는 대체재를 통해 훌륭하게 통제하며, 굳이 속한 계급의 의무와 책임감에 복무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자유의지가 중요함을 강조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삶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토록 비-권력지향적인 이들은 심바가 고향으로 돌아가 왕이되려고 하자마자 모험을 건다. 명목상으로는 친구-혹은 마치 아들-를 도와준다는 것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들의 "권력에의 의지" 자체가 원래 엄청났음을,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에게 기회만 주어졌다면 착취자로써의 권력을 탐했을 이들임을 쉬이 알 수 있다. "하쿠나 마타타"는 그러니까 패배자이자 소셜 아웃캐스트였던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것처럼 보이기 위한 훌륭한 위장술이었던 것이며, 결국 스카와 하이에나를 몰아내기 위한 전투에서 품바는 숨겨왔던 폭력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자신들 또한 적절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압제자이자 착취자로 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6. 여기까지 봤을때 라이온킹을 단순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보아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명실상부하게 초원의 1티어인 킹끼리, 갓뿔소, 하마갓(누구든 작은 하마를 건드리면 원래 X되는 것이다라는 만화를 통해 알 수 있듯 하마갓은 원래 1티어급 강력함이다) 등이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사자 그룹은 사실 보이는 곳에서 대다수의 인민들을 압제하는 자본주의의 앞잡이들 뿐이다. 실제 피튀기는 싸움이 모두 끝나고, 초원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사자들에게 머리 숙이는 킹끼리, 갓뿔소 등을 보면 마치 더러운 일들은 부하들에게 맡기고 쉽게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보이며 인민들을 호도하는 부패한 자본권력, 아니 마치 신자유주의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이래도 라이언킹입니까? 사실 이 영화는 엘레펀트 킹으로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면 초원의 진정한 지배자는 명실상부 육지 최대최강종 킹끼리 거든요. 다시는 킹끼리를 무시하지 마라.

7. 결국 자본이, 취향이 최고인 것이다. 잠깐 깨달은것처럼 보이던 심바도 어렸을때 먹던 영양의 맛이 그리워 압제자로 변신했듯, 혁명이고 나발이고 미제 코카콜라와 햄버거 맛을 보면 자본주의 앞잡이 되는거 일도 아니다 이기야(...)

8. 그리고 나루토를 통해서도 볼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계속 혈통빨이 최고다, 부모 잘만나야 한다-세상힘든척 다 하지만 사실 초원 최고 금수저는 심바다. ㅇㅈ하시죠?-라고 하는 이런 컨텐츠 꾸준히 만들어야 하는가? 잘 모르겠다. 김화백의 갓명작 만화에서도 결국은 폭룡이 최고였던 것처럼, 라이언킹 또한 "사자가 최고다!"라는 깨달음 말고 무엇을 줄수 있는가...? 적폐동물 혈통빨, 암사자한테 1:1 도 발리는 쫄보 성체 남사자쉑 심바 아웃...

(뱀발) 성인이 되서 날라한테 1:1 찌발리는 심바를 보여주는게 유일하게 이 영화의 전복적인 면모였다. 실제로는 숫사자가 암사자한테 성체일경우 1:1 발릴일은 없으니. 그냥 날라가 솔직히 암사자들 규합해서 스카랑 하이에나 바르는 페미니즘 전사 영화로 만들었어도 된다고 본다. 사자 주제에 벌레나 먹고 감상적인 척 별이나 보는 찐따 심바쉑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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