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리키(Sorry we've missed you) 리뷰 - 켄 로치

📽️ 켄 로치 감독의 현실 고발극, 미안해요 리키 리뷰

- “누군가는 살아남아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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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보

• 제목: 미안해요 리키 (Sorry We Missed You)
• 감독: 켄 로치 (Ken Loach)
• 각본: 폴 라버티 (Paul Laverty)
• 개봉: 2019년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약 101분
• 수상: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유럽영화상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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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리키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택배 기사로 일을 시작한다. ‘프랜차이즈’라는 이름의 개인 사업자 계약을 맺고, 하루 수십 건의 배송을 책임진다. 그의 아내 애비는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며 하루 종일 지역 노인들을 돌본다. 두 사람은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은 늘 부족하고, 돈은 늘 빠듯하다. 급기야 자식들과의 관계도 삐걱대기 시작하고, 한계에 몰린 리키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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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계약서'는 자유를 줄까, 족쇄를 채울까

켄 로치는 언제나 그랬듯 우리사회에서 평범하게 일하며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대다수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사람들은 분명 우리 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사람들이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마치 다큐멘터리 같이 리얼하게 카메라에 담아낸다. <미안해요 리키>는 겉보기엔 개인 사업자로서 ‘자유롭게 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착취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리키는 사장이 아니다. 그는 보험도, 병가도, 휴식도 없이 매일 GPS로 감시받으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자유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법적으로 보호받지도 못하고, 한 번의 실수가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시스템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분명하게 플랫폼 사업자는 이런저런 계약구조로 리키를 옥죄고 있고 어느누구보다 충실하게 노동자처럼 일한다. 말만 사장이지 리키는 사실 노동자로써 응당 받아야할 보호는 받지 못하지만, 사장으로써 받아야 하는 혜택 또한 받지 못하고 있다. 

켄 로치는 리키의 가족을 통해 현대 가족의 해체를 조심스럽게 조명한다. 가족이 함께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아이들은 방치되며, 부모는 무기력해진다. 그 누구도 악하지 않지만, 모두가 상처받는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낸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먹고 살려고 노력하는 일반인들이 아니고, 개개인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 현대 자본주의 그 자체이다. 

그 모든 과정은 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다. 그렇기에 더 가슴이 먹먹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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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깊은 장면

• 리키가 화장실도 못 간 채 배송을 이어가며 “사고”를 내는 장면: 비인간적 노동 현실의 상징.
• 애비가 요양 노인의 손을 잡고 “당신은 소중한 존재예요”라고 말하는 장면: 공감과 돌봄이 사라진 세상에서 희미하게 남은 인간성.
• 아들과의 갈등 이후 집을 나서는 장면: 가족과 생계 사이에서 무너지는 아버지의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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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와 의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냉혹하다.”

다소 직설적이고 교훈적인 구성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켄 로치의 방식은 언제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에 집중한다. 감정적 과잉 없이, 날 것 그대로의 고통을 전달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다. 멀리 나갈필요 없이, 최근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를 평일에만 하는 바람에 택배노동자들은 시위를 벌였다. 우리들도 투표를 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이들은 평일에 이루어진 본 투표날, 쉴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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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노동 현실에 관심 있는 분
•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분
• 켄 로치, 다르덴 형제, 폴 토머스 앤더슨 등 리얼리즘 감독의 팬
• 기생충, 노매드랜드, 나, 다니엘 블레이크 등을 인상 깊게 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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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켄 로치는 늘 그렇듯이 ‘작은 사람들’의 편에 선다. 미안해요 리키는 슬프지만, 분노를 유도하지 않는다. 대신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시스템에서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우리는 무엇을 희생하며 살아가는가?"

이 영화는 감동의 눈물을 짜내려는 작품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온 수많은 '리키'의 얼굴을 마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