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슈퍼볼 후기

0.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수퍼볼이 있었다. 오늘 하루종일 서울서 미팅이 있었기에 당연히 라이브로 보지는 못했는데, 결과 안 알려고 필사적으로 인터넷 안보고 기다리고 있다가 집에 오자마자 봤다.

 

1. 샌프란시스코나 캔자스 둘다 응원하는 팀은 아니었기에 누가 이기건 상관은 없었지만, 굳이 따지자면 캔자스시티가 이기길 바랬다. 캔자스가시티가 테네시를 이기는 과정도 과정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그린베이를 이기고 올라갔었기 때문에 더욱 지길 바랐달까나(...)

 

2. 진부한 말이지만, 결국 어마어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캔자스와 어마어마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샌프란의 싸움에서 게임 내내 끌려가던 경기를 4쿼터에 와서 마홈스가 뒤집어버렸다(...) 샌프란시스코도 분명 못한건 아닌 것이, 인터셉션도 두개나 해냈고, 마홈스 색도 4개나 했고, 특히 무서운 신인 Nick Bosa는 확실히 디펜시브 라인으로써 제 역할을 해 냈다. 가로폴로도 뭐 번뜩이지는 않았지만 솔리드 했고, 러닝백들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

 

3. 게임 내내 마홈스를 거의 포켓에 머무르게 만들었던 것은 물론이고, 디펜시브라인맨에서부터 리처드 셔먼을 앞세운 세컨대리 유닛까지 탄탄했다고 생각했는데... 4쿼터 7분 남기고부터 마홈스 "매직"이라고 말하면 너무 쿼터백만 보는 듯해서 어쩔수 없지만 진짜 그거 아니고는 설명하기 힘든 플레이의 연속을 보여주더니 10-20으로 끌려가던 게임을 순식간에 31-20으로 역전해서 이겨버렸다(...)

 

4. 공격에서 갑자기 마홈스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하니 수비도 덩달아 살아난듯 꾸역꾸역 잘해나가던 샌프란 공격도 거의 막혀버리고 게임은 그대로 스무스하게 31-20으로 끝. 야구도 정규시즌보다 플옵가면 투수놀음이라는 말 나오듯, 미식축구도 역시 쿼터백놀음(...)인 거신가...ㅠㅠ

 

5. 마홈스 진짜 무시무시하더라. 스포츠에서 무서운 신예가 떠올라 잘하는거야 뭐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그래도 쿼터백은 경험이 쌓일수록 더 잘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1경기인가 뛴 리그 1년차야 뭐 그렇다쳐도 주전으로 뛴 리그 2년차(실질적 데뷔)에 MVP를 먹더니 이번시즌엔 슈퍼볼우승이라니...리얼 로열로더...ㄷㄷㄷ

 

6. 캔자스 시티 감독 앤디 리드는 수퍼볼에서 이기기 전에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NFL 감독이다. 고난의 세월을 버티고 버텨, 존버의 끝에 수퍼볼에서 이김... 캔자스 시티는 50년만에 수퍼볼 우승을 했다. 이 전 우승은 1970년도인데, 1970년도에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봤는데 비틀스가 렛잇비 앨범을 발표한 해이고, 퀸이 결성을 한 해이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을 한 날이다.

 

7. 한화의 마지막 우승은 99년도인데, 그러니까 아직 29년정도는 내가 기다려줄 수 있다(...) 사실 99년에는 내가 한화팬이 아니었긴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안습인 팀은 내가 NFL에서 원픽으로 응원하는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인데, 창단은 1930년에 해놓고 수퍼볼 근처에도 못 간 전통의 꼴찌 팀(...) 요즘도 꾸준히 미식축구를 참 못한다(...)

 

뱀발) NFL이 끝났으니까 이제 좀있음 KBO나 K리그 개막때까지 나름(?)의 스포츠 비수기 가지는 타임이다. 아 물론 UFC는 꾸준히 보겠고 이제 2월이니 6 nations 럭비 시작했겠지만 말이다.... 하프타임 쇼는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가 나왔는데 별로 재미없어서 보다가 말았다. 샤키라는 내가 기억하는 얼굴이 아니었어서 노래가 샤키라 같은데 샤키라 맞나? 하다가 샤키라인거 나중에 찾아보고 알았고, 제니퍼 로페즈는 뭔가 기억하던 모습 그대로라 더욱 놀람. 왜 안 늙지? ㄷㄷㄷ 찾아보니까 69년생인디 나랑 둘이 있으면 이 분이 훨씬 더 어려보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