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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커피밭사람들>

by 박댐 201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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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 개인 페이스북에 2016년 8월 7일에 썼던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daein.park.560/grid?lst=556235393%3A556235393%3A1549456558) 


0. 우리학교 도서관에는 정말 뜬금없는 책들이 많은데, 학생 개개인당 책정한 1년 도서구입비가 남는다는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적이 있다. 그래서 1년에 학생 한명당 구입신청할 수 있는 책 수는 정해져있는데, 그보다 더 많이 주문해도 그냥 사준다. 그래서 우리학교사람들이 정말 관심안가질법한 책들 내가 많이 샀다(...) 몇명이나 읽었을까 ㄷㄷ

1. 그린비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낸 #트랜스라틴 연구서 시리즈 제 6권 <커피밭 사람들>을 읽었다. 일전에 읽었던 <과거침묵시키기>는 인터넷 서점에서 돈이 남아서 한 권 껴넣으려다가 얼떨결에 얻어걸린것에 비하면 이번 책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이뿐 아니라 트랜스라틴 연구서 시리즈가 거의다 또 학교도서관에 있어서 다시금 놀람. 어찌보면 당연한건가..?

2. 저번에 읽었던 책은 굉장히 빡센 학술서(그 중에서도 역사)였는데, 이건 거의 여행일지같은 책이다. 지리학과 박사과정중에 지역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박사과정 분이 현장에서 참여연구를 한 걸 바탕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중미에서도 코스타리카에 가서 커피노동자들의 삶을 연구하겠다고 마음 먹은 저자는, 코스타리카의 타라주라는 곳과 페레스 셀레동에서 커피농부들과 다름없이 먹고 자고 일하며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시간을 보낸다.

3. 솔직히 다른 연구는 어떤걸 하시는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멕시코 대학에서 정치사회학과 교수로 재학하시면서 말그대로 지역학에 관한 연구를 열심히 하고 계시는 분이었다. 연구로 녹여내지 않은 경험들을 모아놓은 글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앉은 자리에서 한두시간만에 다 읽어냈다. 과거침묵시키기는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얘기하는 바가 작다는 말은 전혀 아니고... 이 책의 저자는 2년간의 현장연구 이후에도 2009년 자신이 일했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는데, 지금 그곳들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한 궁금하다.

4. 카페에 대한 글은 엄청 많다. 커피에 대한 글도 엄청 많다. 심지어 커피숍 창업에서부터 어떻게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이 옳은 것이고, 뭐가 맛있는 커피이고 등등에 관한글들도 엄청 많다. 근데 나도 심지어 이 책을 읽기전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점은, 커피는 누가 재배하고, 어떤 시스템을 거쳐서 이 커피가 우리한테 오는지같은 점이었다. 당연하게도 이 책은 커피와 관련된 세계경제나 남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커피노동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에 대한 조그마한 대답일 순 있겠다.

5.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에는 이런저런 커피숍들이 꽤 많이 생겼는데 하나같이 전세계에서 온 커피를 온갖 방법으로 내려준다(핸드드립, 커피기계, 더치커피 등). 전세계라고해봐야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제3세계로 분류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에콰도르, 케냐,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등). 아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노동자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재배하고 수확했으리라. 이 책의 영향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코스타리카 타라주 커피를 시켰다.

6. 2016년 봄학기에 조교를 했던 학부과목은 <음식과권력>이라는 수업이었다. 깊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커피에 대해서도 다루기는 했었다. 기왕 이책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식문화와 관련된 저서 중 고전반열에 오른 <설탕과권력>같은 책을 읽는게 다음 순서일수 있겠는데... 일단은 트랜스라틴총서들을 야금야금 읽는 것으로...

7.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적으로 인풋대비아웃풋이 나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빠이팅해야지...


커피밭 사람들: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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