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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 <과학자가 되는 방법>

by 박댐 201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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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생명의 마이크로 코스모스 탐사기, 에디토리얼
*** 2018년 8월 14일, 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과학기술정책읽어주는남자들>에 올린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STPreaders/photos/a.276579599132589/799567933500417/)

<과ㅈ의 서평:과학자가 되는 방법>
부제: #서평써야한다 압박 받아서 쓰는 것 절대 아님,,, 

0. 옆동네(,,,), 그리고 페북 최대 과학덕질 페이지(Secret Lab of Mad Scientist) 의 운영자이신 Suk Namgoong 센세가 쓰신 역작이 이김에서 나왔습니다. 사실 원고단계에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원래 많이 하기도 했던지라 내용 자체를 거의다 알고 보기도 했지만 과학자가 되려고 했었으나 되지 못했던 입장에서 읽으면서 더욱 재밌기도 했던 책입니당. 평어체 양해 부탁드려용,,,~~!! 

1. 다른 유사 페이지(투머치 설명충: 운영자 취향이 듬뿍 담긴 다양한 생물 소개하려고 만들었는데 항상 말이 길어서 공간이 부족할까 걱ㅈ이라던가 시바의 유전학이라던가) 에서도 소개가 되긴 했지만 이 책의 강점은 현업 과학자가 본인이 쭈욱 거쳐온 길을 가감없이 설명해주는 것에 있다. 보통 어렸을 적에 읽던 위인전에 나오는 과학자들이 "유레카!" 하면서 뭔가를 발견/발명해내고 하는 것과 현대과학은, 그리고 현대학문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이 험난한 세상에서 과학공부를 해서 PI가 되는 것이 오히려 아웃라이어스러운 일이며 대부분의 경우 PI 외의 다른 길을 선택해야함 또한 가감없이 전달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과학자라는 집단의 전생애주기에 딱딱 들어맞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2. 이 책은 "학과 성적이 좋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연구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 라는 묵직한 깨달음을 준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 학부생때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직업연구자로 잘 성장할수 있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어느정도의 상관관계는 있을수도 있겠으나 연구는 "매일 내가 바보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을 인지하면서, 내가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음을, 나보다 잘난 사람이 세상에 참 많음을 인지하면서도 꾸준히 해야만 결과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것"에 가까움을 생각해보면 학문분과를 막론하고 직업 연구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이면 모두 "학과성적과 연구성과는 무관함"을 금과옥조로 삼아볼 만하다.(물론 그렇다고 학과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훌륭한 연구자가 될수 있다는건 아닙니다,,,) 엄청나게 뛰어난 사람이 아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심지어 그 뛰어난 연구자들 또한 대개의 연구는 실패하기 마련이며, 존버(,,,)가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는 되풀이하며 설명하고 있다. 

3. 자기계발서 혹은 진로지도서의 많은 경우 전공분과를 막론하고 "열심히 하면 직업은 있다"라는 식의 서술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분과에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드문 케이스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래도 이 직업을 택할 것인가?" 라고 되묻고는 한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진로지도가 "~~과를 가면 취직 잘되나요?" 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돌이켜 보면, 이 책은 그와는 굉장히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본인의 경험과 업계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이 길을 택한다면 각 단계별로(학부생, 석사, 박사, 포닥, 그 후) 어떤 어려움과 어떤 난관을 거쳐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했다. 아직 과학자가 아니라면 이 책을 읽고 과학자를 할지 말지 고민을 해볼 수 있겠고, 과학자의 길에 접어들었다면 그만둘지 말지 고민을 해볼 수 있겠고, 과학자를 관뒀다면(,,,) 잘 관뒀는지 안 관뒀는지 본인의 선택을 리뷰해볼 수 있겠다. 

4. 현업에 들어선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은 멘토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혹은 "공동연구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팁들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PI 혹은 학교에 속한 연구자들은 연구를 열심히 한 것을 바탕으로 직업을 얻게 마련이다. 근데 그러고 나서 깨닫게 되는건, 지금까지는 연구만 잘 하면 되었는데(필드에서 뛰는 선수의 입장) 이제부터 본인의 역할은 "연구실을 이끌어 나가는" 입장(선수보다는 감독 또는 플레잉 코치)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이제는 본인의 역할이 단순하게 연구를 잘하는 것에만 있지 않고, 후진양성과 본인이 속한 학계 혹은 업계에서 활동을 하는 것 또한 그 못지 않게 중요함을 강조한다. 

5. 과학을 안 하는 사람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책이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업적과, 가끔 테레비에 나오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위대해보이기만 하지 저사람들이 뭘 어떻게 했길래 저렇게 되었는지 알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과학자는 이러저러한 트레이닝을 받아서 이러저러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정보를 전해주는 책에 가깝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그냥 신기해보이기만 했던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아님말고(,,,) 

6. 만약 한 연구자가 본업인 연구일을 열심히 했을 경우(예를 들면 논문읽기, 학계에서 교류하기, 논문쓰기, 업계 최신 트렌드 파악해서 정리하기 등등) 과학을 관둔다고 하더라도 의외로 꽤 쓸데가 있다. 세상에서 전문적인 과학지식을 요구하는 업무분야는 의외로 꽤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잘 못구하는 분야도 있다. 과학지식분야 자문이라던가, 출판업계라던가 등등(돈을 많이 벌수 있느냐는 미지수인게 함정,,,). 근데 물론 이런 쓸데가 많은 사람이 되려면 본인의 좁은 전문연구분야 뿐 아니라, 인접분과학문이라던가, 연구분야 업계의 역사라던가, 좁은 전문연구분야의 응용가능성이라던가, 아니면 코딩이라던가, 언어라던가 등등을 폭넓게 알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본인이 전업 연구자외에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변경했을때 가지고 가볼만한 스킬셋은 무엇인지, 뭘 무기로 삼을 수 있을지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해볼 수 있겠다.

7. 과학자와 덕후집단은 본질적으로 꽤 비슷하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덕후집단의 관심사는 절대 한군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도시전설처럼 내려오는,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보다보니까 일본어를 저절로 채득했어요"라는 말처럼, 사람이 한번 관심사가 생기게 되면 주변분야로도 뻗어나가게 마련이다. 과학자들 또한 열심히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본인 연구분야도 열심히 하지만, 그 외 인접분야의 논문도 읽어보고(잘 이해를 못할지라도), 큰 의미에서 본인의 연구분야가 세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살펴보고, 연구분야의 역사도 훑어보고 하는 경우들이 심심찮게 있는데,,,,이는 일본 애니메이션(이게 러브라이브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으로 입덕해서,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역사를 공부하고 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8. 덕후 집단들은 덕질을 함에 있어서 행복하다. 원사운드(사실 얼음꿀차는 원사운드입니다)의 갓-띵언 "ㅅㅂ 오락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에서 알 수 있듯이, 덕질하는데도 이유는 딱히 없다. 과학도 비슷한거라고 생각을 해보면 이 책은 사실 과학을 하는것, 그 자체로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과학의 길에 접어들었을 때 행복할 것이라는 점을 책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 전업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지식의 최전선, 프론티어, 다른 말로는 지식의 막장(,,,) 에서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인류의 지성사에 무언가 0.1 나노그램만큼 기여를 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가깝다. 물론 이 책이 있더라도, 대학원 갈사람은 갈 것이고, 과학 그 자체보다는 명성이나 돈을 쫓아 과학자가 되려는 사람은 있을 것이지만,,,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과학자는 그리 돈을 많이 번다거나, 직업이 안정되지 않을 수 있지만, 과학 그 자체는 정말 재미있을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덕질을 즐기지 못한다면 덕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저런 일을 즐기지 못한다면 굳이 애를 써서 온갖 난관을 거쳐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이 책은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9. 책을 쓰신 분은 생명과학 중에서도 특정 업계에 오래 계신 분이다. 당연히 이공계 분야 내에서도, 생명과학 안에서도 분과학문이 갈리면 옆동네 아재(,,,)만도 못한 소리를 하기 쉽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책을 읽고 "어! 우린 안 이런대요!!" 같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과학자, 공학자는 사실 이런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일을 한다. 같은 류의 가감없는 발언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세계를 빛낸 한국인 과학자 10선" "한국최고의 공학자 30선" 이런 것들 말고(,,,) 

10. 에 또, 이 책에서 차마 하지 못한 말들과 드립들을 모조리 모아 들을 수 있는 남궁센세 전매특허 소금대응 악수회(이건 단행본이니까 샤메회에 가깝겠지마는,,,)는 8월 25일에 예정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과ㅈ 또한 등장하여 소금대응에 대비되는 카미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카미대응이라고 해서 하트 만드는 투샷회스러운 샤메회는 아마 아니겠지마는,,,최선을 다하겠습니다...잇쇼겐메데스!! 

p.s. 마지막은 원사운드님의 유명한 짤로 마무리 하겠읍니다. 다같이 외쳐보시죠. "ㅅㅂ 과학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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