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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롤프 트루요, <과거 침묵시키기: 권력과 역사의 생산>

by 박댐 201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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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6년 7월 16일 제 개인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https://www.facebook.com/daein.park.560/grid?lst=556235393%3A556235393%3A1549456558)


0. 책 한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던게 얼마나 최근이었는지 이젠 기억도 희미하다.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시간에 쫓겨 후다닥 읽거나, 필요한 부분만 뽑아 읽거나 하는게 요즘의 독서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페이지도 빼먹지 않고 다 읽은 책이 있다. 어제를 기점으로 다 읽었다. 아, 물론 다 이해하였는가는 별개다(...)

1. 또 아이러니한건, 이 책이 내 전공분야도 아니고 평상시에 내 관심분야도 아닌데 이렇게 된걸 보면 역시 원래 남의 떡이 제일 커보인다고, 책도 남의 분야가 제일 재밌나보다(...) 책은 미셸-롤프 트루요의<과거 침묵시키기: 권력과 역사의 생산>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에서 나온 책인데, 이걸 읽고 나머지 트랜스라틴 총서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졌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이책은 트랜스라틴 총서 7인데, 그래서 트랜스라틴 총서 12인 두권짜리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라는 책을 샀다. 사고나니 읽기나 할 순 있을까 굉장히 두려울정도로 두껍다(...)

2. 원래 책을 읽거나 뭔가를 읽을때, 메모를 한다거나 어느 페이지가 좋았는지 표기도 안하는 사람인데(절대 좋은 습관은 아니다) 이번 책은 좋다고 느꼈는지, 여기저기 꼬깃꼬깃 접어놓은 부분들이 많다. 그러고보니 예에에에전에 이 책의 서론부분을 소개했던 적이 있기도 하다.

3. 1995년에 나온 이 책은 사실 약간 읽기 힘들기도 했는데, 왜냐면 이 책을 쓴 분이 뛰어난 학자다보니 여기저기를 막 뛰어다니면서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 1장은 알라모 전투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하는데 2,3,4,5장은 각각 다른 역사서사들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 2,3,4,5장에서 예로 드는 역사서사들이 시간대도 다르고 다루는 동네도 다르다. 2장은 아이티혁명 중에서도 특정 인물, 3장은 아이티 혁명 (2,3장은 그래도 연결지어 읽기 좋다) 4장은 콜럼버스와 미국대륙 5장은 디즈니 사와 기념행사 등을 이야기하는데, 읽어가면서 물론 감탄도 했지만, 괜히 비뚤어져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도 했다,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 보아라!라고 자랑할려는거 아녀?" 같은 생각(...)

4. 어쨌든간 좋은 책이었다. 다음은 접어놓은 많은 페이지들 중에서 무작위로 뽑은 구절 두개. 이제 시간이 나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읽을꺼다. 그나저나 이런 책을 번역하고 꾸준히 웹진도 나오고 하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와 그린비 출판사 대단하다...몇권이나 팔리려나(...)

" '사실'이라고 명명하는 것 자체는 순진함을 가장한 권력의 서사이다. 그 어떤 사람이 '카스티야 사람들의 바하마 침략'을 축하하려 하겠는가?" (213쪽)

"우리는 이제 서사들이 침묵들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침묵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그리고 서사들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심지어 침묵이라고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또한 현재가 그 자체로 과거보다 더 분명하지도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284쪽)


과거 침묵시키기:권력과 역사의 생산, 그린비(그린비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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