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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챗북 리뷰

by 박댐 202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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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라는 서비스가 있고, 요즘같이 책 안 읽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꽤나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투자도 많이 받았고(누적투자유치 금액이 자그마치 283억...ㄷㄷㄷ), 테레비전에도 많이 나오는 김영하 작가가 광고 선전에 나오고... 뭐 그런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근데 이 서비스를 쓰고 있지는 않았다(...) 나는 이북이건 종이책이건 구독을 안하고도 이미 이거저거 많이 사재끼고 있는 적독가에 가까운 헤비-컨텐츠 소비자였기 때문인데..

재작년 10월에 공저한 책이 출판되고, "우리는 왜 과학을 알아야 할까?"(https://bit.ly/38DyT68) 라는 추천 섹션에 소개까지 해주셔서 뭐지? 우리 책을 재밌게 읽어주셨나? 대박인데...? 엄청 황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왔다..그러던 와중에, 서비스된건 훨씬 이전부터였지만, 내가 공저한 책이 #밀리의_서재 에서 만든 서비스인 챗북으로도 서비스되고 있다는걸 알게되었다. 갑자기 저번주 어느날, 나보다 훨씬 책을 많이 읽는 출판계의 썩은물 오브 썩은물, ㅘ정남 Hanbyul Jeong 선생에게 연락이 와서, 밀리의 서재 대박이라고, 챗북 읽어보라고 해서였다(...) 시간을 내서 챗북으로 변형(?)된 <과학기술의 일상사>를 읽어보았는데, 이거 진짜 물건(!)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책의 내용을 (아마도) 챗북의 담당자 분이 잘근잘근 씹어드신 다음에, 책을 접하고는 싶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다 읽을 자신은 없는 사람들에게 카카오톡 채팅? 혹은 고객센터 챗봇? 같은 느낌으로다가 풀어내서 떠먹여주는 느낌이다... 왜 동물의 왕국 보면, 아직 소화력이 딸리는 새끼들을 위해 어미가 사냥을 해서 양껏 먹은 다음에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와서 새끼들에게 먹은걸 토해내서 먹이는 그런거 있잖은가... #밀리의서재 챗북 서비스가 진짜 그런 느낌이다(...) 그냥 개인적인 킹리적 갓심으로 보면, 왠지 담당자분께서 책만 읽은게 아니고 팟캐스트도 좀 들어보신 듯한 느낌까지 든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셨을까 싶지만, 솔직히 다른 챗북 컨텐츠는 몰라도 내가 공저한 책의 챗북 컨텐츠는 담당자가 그냥 책 한권 읽고 끝난게 아니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티가 묻어나온다...ㄷㄷㄷ

출판계의 사람들은 성장세도 그닥 없고, 구매력도 대단치 않은, 아직 그래도(...) 책을 읽는 썩은/고인물(...)들에게 한권이라도 팔아재끼려고 하고 있을때, 이렇게 혁신이 이뤄지는구나 싶어서 놀랐다. 솔직히 내가 알법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가 흥미로울꺼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 아닌가? 그들에게도 흥미로울지 모른다. 나도 이렇게 읽으니까 꽤나 딱딱하고 재미없는 내가 공저한 책이 재밌게 읽히더라(...) 아마 처음에 감사의 말 정도만 읽고, 그 뒤로 어렵다고 아들이 공저한 책도 안 읽으신 나의 부모님이나, "어우야 너 책 너무 어려워서 주변에 선물도 못하겠어"라고 했던 내 친누나들도 이런 서비스로 읽으면 재밌게 읽지 않았을까(...)

책 안 읽는 95%에게 희망이 있고,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일환으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건 엄청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첫 달 무료라길래 가입해놓고 내가 공저한 책만 이렇게 읽어보고, 사실 다른책들이나 다른 서비스는 사용도 안해봤지만(...) 밀리의 서재 담당자 및 서비스 개발자님 진짜 존경합니다(...)

p.s. 이 챗북의 아쉬운 점은 과정남의 대표라고 굳이 따지고 들면 솔직히 한별이가 과정남의 대표에 더 가까운데(...) 내가 별이보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ㅂ 이 ㅈ보다 가나다순으로 먼저 나와서 그런지, 서비스 개발자분들이 사진을 찾아보고 내가 머리를 깎고 있어서 더 전문가처럼 보시는건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질문을 던져대는 현우쟝(...)이 자꾸 나를 대표라고 하는 것이다(...) 저는 과정남의 대표가 아닙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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