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제가 2019년 1월 28일에 제 페북에 올린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0161312685230394&set=a.10155389045665394&type=3&theater)
0. 이국종 선생님의 골든아워를 다 읽었다. 금요일밤을 투자해 읽었다. 사실 조금만 읽고 말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다 읽었음. 뭔가 리뷰같은걸 쓰려고 했는데, 리뷰나 감상을 쓰기에는 솔직히 좀 가당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참을 이말저말을 쓰다가 모조리 지웠다.
1. 작년에 냈던 책에 대한 인세가 들어왔다. 원래는 이걸로 다른 책(...)들을 살려고 yes24 장바구니에 이거저거를 담아놨었는데 골든아워를 읽고 나니까 차마 내가 읽고 싶은 책 사는데 돈을 못 쓰겠더라. 책에서 센터 운영비용이 삭감되서 손님이 찾아왔을때 주던 녹차티백(...)을 못 준다거나, 부서회식을 안하기로 했다던가, 피로 물든 유니폼을 새로 못 샀다던가 하는걸 읽었던게 자꾸 기억나서(...)
2.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자꾸 돈이 있으면 나 쓰고 싶은데 쓸 것 같아서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에 후원을 했다. 링크는 다음과 같다. 온라인 약정을 하고, 권역외상센터 전용 후원금 계좌가 따로 있으니 거기로 송금을 하면 연말정산때 혜택이 있다고 한다. (https://ts.ajoumc.or.kr/EP/View.aspx…)
3. 이국종 선생님은 계속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미 한 눈이 보이지 않고, 다른 눈도 시력을 거의 잃어가고 계신다고 한다(...) 권역외상센터에 근무하는 다른 간호사들과 의사들 또한 픽픽 쓰러져나가고 있고 후배 전공의는 안 들어온다고 한다. 이해가 간다. 누가 저렇게들 자기 몸 내팽개쳐가면서 워라밸 무너진 생활을 하고 싶겠는가... ㅠㅠ
4. 개인을 영웅화하는 것은 문제의 해답이 아니다. 어찌 보면 특정한 개인을 영웅화하고 칭송할수록 마땅히 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시민으로 져야할 이 사회의 책임감과 무게감은 옅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국종 선생님의 목숨과 권역외상센터 사람들의 정신+신체건강을 위해서는 현재의 그나마 어찌저찌 기능하고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없어져버리는게 답일지도 모른다.
4-1.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만하셨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사회가 아무렇지 않게 기능하기 위해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않고 육체노동을 하는 이들은, 가정폭력을 당한 이들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한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병원으로 실려온다. 이국종 선생님 또한 천번만번 그만둘 생각을 하셨겠지만, 환자들 한명 한명이 실려올때마다 본인의 업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관두지 못하셨겠지... 그러니까, 음... 하시는데까지 후회없이 하시다가 관두셨으면 좋겠는데, 기왕이면 오른쪽 눈이 실명이 되시기 전에, 다친 쇄골과 무릎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관두셨으면 좋겠다.
5.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방법으로 풀고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할 수 있는건 할 수 있는데까지 해야하니까.... 내가 뭐 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이래서 사람이 기술을 배워야 한다. 쓸모가 없네... 권역외상센터 직원들 회식할때 고기라도 몇그램 더 드시고, 당직실에 햇반이라도 좀 더 가져다 놓으시고ㅠㅠ, 피자라도 한판 더 드시라고 조그만 돈이지만 보낸다.
6.이거는 솔직히 이 포스팅 보시는 다른 분들도 돈 생기시면 보태라고 공유합니더.
7. 아 골든아워 진짜 강추합니다. 김훈 <칼의 노래> 읽으셨던 분이라면 더더욱이나 강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오히려 <칼의 노래>보다 좋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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