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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렌드 매거진 Vol.1,2

by 박댐 201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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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김]푸드 트렌드 매거진 Vol.2 : 펀슈머, 이김

***이 글은 제 개인 페북계정에 2019년 1월 23일에 올린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daein.park.560/posts/10161295112520394)


재미지게 읽었어서 쓰는 리뷰 글. (글이 기니까 굳이 안 읽으셔도 될듯요...)

0. Songchan LeeMisun Mich Kim 두분이 계시는 이김에서 낸 푸드 트렌드 매거진 1,2권을 읽었다. 비록 농/식품 분야랑 관련있는 일은 1도 안하고 요리도 전혀 안하는 인간이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요식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생긴지는 꽤 되었다. 그리고 평생 음식 먹기 전에 냄새맡기 그런거 전혀 안하고 주면 바로 쳐먹기 바빴던 돼지(...)였는데 요새는 냄새도 맡아보고 그런다(...) 여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읽었다! 자기전에 1권만 대충 보려고 했는데, 재미있길래 2권까지 후딱 읽고 쓰는 리뷰.

장점1: 트렌드를 말하는 보고서 매거진 답게, "~~가 트렌드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뭔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애초에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인간이 미래에 예측할수 있는게 죽음말고 무어냐(...)스러운 삐딱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저같은 사람한테는 "~~가 트렌드다", "핫한 푸드트렌드는 이것이니 늦기전에 여기에 뛰어들어야한다"라는 분석이 있었다면 아마 책을 덮었을 것이다(...)

장점 2: 오히려 이 매거진은 최근 1)이러저러한 것들을 2)특정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3)얼마만큼 소비하더라, 그리고 그 4)소비량의 변화는 어디서 왔을까를 포함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굉장히 많은 종류의 통계 데이터를 바탕(당연하게도 논문이 아니니만큼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처리를 했는지 상세하게 서술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분야의 다종다양성과 통계 데이터의 양을 생각해보면 연구원분들의 피땀눈물이 눈에 보이는듯 하야...이하생략ㅠㅠ)으로 여러 그래프를 비롯한 인포그래픽과, 그에 대한 짤막한 코멘트(라고하기엔 1페이지정도?)들이 곁들여진 페이지들의 구성으로 가득차 있다. 비록 내가 식품업계에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약 그런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시장조사의 첫 발걸음으로 이런 자료들을 써도 되지 않을까 싶더라.

장점3: 가독성이 좋다. 일단 디자인알못(...)인 내가 이런말을 하기에 좀 그렇긴 하지만 꽤나 이쁘다. 그리고 사진도 많이 있다...!! 사진같은거 없이 맨날 흑백으로, 글로만 꽉꽉 채워진 책들 보다가 컬러풀한 사진이 많은걸 보니까 괜히 눈이 즐겁더라(...)

장점4: 트렌드만을 분석하고, 여러 인포그래픽만 있었으면 보다가 반복되는 패턴에 질렸을 것 같다. 근데 현업을 뛰시는 분들과, 관련 업계에 계시는 분들이(오너셰프, 요식업 사장님, 식품 스타트업 관련업) 칼럼을 써주신 것들이 추가로 있어서 좋았다. 만약 이 책을 사시는 분들이 있다면 트렌드 분석 부분은 참고서처럼 보시고, 이 칼럼 부분들을 오히려 먼저 읽으시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장점5: 비록 트렌드 리포트지만 "스몰비즈니스로 살아남으려면"이라는 섹션이 좋았다. 그냥 참고서처럼 읽히기보다는 현업을 뛰는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팠던 기획자의 의도(?) 같은 것이 이 섹션에 담기지 않았을까 싶다. 이 섹션의 글들은 식품업계, 요식업계에 몸담은 분들이 아니더라도 참고해볼 법한 글들이라고 생각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나름 생각했던 추가되었으면 좋겠는 점이 있다. 물론 제가 논외자이자, 비-업계인이며, 정량적 데이터보다는 르포, 구술사, 현장연구를 선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겠죠...?

추가되었으면 좋겠는 점: 트렌드리포트라 함은 큰 결을 읽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세밀한 스토리텔링이 없을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기획의도에 충실하게 다종다양한 식품업계의 "큰 이야기"들을 잘 풀어낸 것 같다. 그렇지만, 거시적인 레벨에서 보는 이야기들이 있으면 그만큼 미시적인 레벨에서의 분석도 같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1권+2권 모두 소비트렌드에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르는 생산현장의 이야기 또한 다뤄주는 섹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근데 물론 여기까지 따로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대작업(...)일 것 같고...

공략해보셨으면 좋겠는 독자: 어떤 독자들을 상정하고 기획되었는가? 당연하게도 모든 글과 말은 대상독자들이 있다. 감히 짐작해보건데, 이 매거진을 관심있게 볼 독자들은 아무래도 1)식품업계에 종사하는, 2)교육수준이 어느정도이상이 되는 3)디지털에 익숙한 4)나이대로는 약 3050 5)도시에 거주하는 6)트렌드에 민감한 등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소비와 생산을 양 끝의 극단으로 놓았을때 이 책의 방점은 아무래도 소비쪽에 찍혀있고, 생산쪽의 포커스는 소규모 자영농에 있기보다는 농업스타트업(ICT기술을 활용한)이라던가 기업형 농업에 찍힐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것인데, 매거진 하나 만들자고, 전국에 널리 퍼져있는, 농협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소규모 자영농들을 찾아다닐 수는 없을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정보들로부터 역설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소외되어 쌀값투쟁 때 말고는 뉴스에 못 나오는, 정부의 요상한 농업정책으로 인해 역사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피를 봐왔던 시골의 결집되지 않은 농업인들이 아닐까 싶기도 한 것이다. 본인이 생산활동에 기여는 충분히 하긴 하는데, 내가 생산한것이 어디로 가서 얼마에 정확히 어떤형태로 팔리는지는 잘 모르실 법한 그런 분들 말이다. 기실 한국의 농업에서 품종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무조건 쌀 생산이 으뜸이 된 것 또한 정부정책과의 상호작용 때문 아니겠는가.

바라는 점1: 이 책의 역할을 식품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트렌드 참고서, 혹은 사전 정도로 기획을 했다면 사실 이대로 꾸준히 매년 혹은 매분기 나오기만 해도 세월이 쌓인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데이터가 될 것 같다. 기왕 2권까지 나온 것 한 10권쯤 내셨으면 좋겠다.

바라는 점2: 있는 현상을 비평하고 그 자체로 분석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논란과 팝콘구경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으로써는 주장 부분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식품업계/요식업계의 뜨거운 감자같은 이슈들을 골라서 난상토론같은 걸 불러일으킬 법한 이슈들을 주장으로 좀 던져주셨으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

바라는 점3: 이게 가장 힘든 일이겠지만, 이 책을 딱히 홍보를 하지 않으시더라도 걍 읽을법한 저같은 먹물에 발이라도 담궈본 스타트업러 말고(...) 직접 생산현장에서 농업,축산,어업현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까지 읽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요원한 일이겠지만, 더 많은 생산적인 논쟁이 시작되려면, 각 섹터(소비/유통/생산)에 계신 분들끼리의 활발한 토론이 더 필요할테니까...

결론) 좋은 책이다. 먹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서 보시길(...)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데는 돈이 들고,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해도 돈이 안 되면 꾸준히 하기 힘들다. 그니까 맛집투어 다닐꺼 한끼 아끼셔서 이거 읽어보세여. 전반적으로 구성이 탄탄한 책 이며 3권이 나온다면 또 살 의향 있음. 바라건대, 트렌드 리포트로 책의 초중반부를 탄탄히 다져놓고, 마지막 종반부, 분량으로 따지자면 한 1/4쯤에 묵직한 훅같은 1)정책제언 2)식품업계 뜨거운 감자 3)한국 식품+농업계의 역사/사회사 같은 논문이나 연구서들을 소개하는 섹션이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당연하게도 마지막의 제 제안을 받아들이면 이제 가볍게 읽는 책은 못 될테니 기획의도랑 어긋나겠지만서도(...)

푸드 트렌드 매거진 Vol.1 : 취향존중 :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식품 소비행동 전망,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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