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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명,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

by 박댐 2019.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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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자기소개 글 에도 쓰여 있듯이, 현재 제 본업은 Beflex 라는 스타트업 공동창업자이자 CMO 입니다. 제가 사업이라는 걸 해보리라고는 사실 평생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할때도, 그리고 대학원에 다니던 중에도 뭔가 연구 비스무리한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한적이 있었지만, 직접 회사를 창업한다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지였던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저찌 살다보니 2015년 여름쯤부터 친한사람들과 의기투합해서 회사를 준비하게 되었고, 약 8~9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2016년 4월 비플렉스를 창업하게 됩니다. 회사 창업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할 기회가 있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일단 저는 CMO입니다. CEO, CTO 등은 알겠는데, CMO는 무엇인가 하면 이건 Chief Marketing Officer 입니다. 즉, 마케팅 책임자라는 이야기이죠. 사실 회사 창업할 때 뭘 알았겠습니까(...) CEO, CTO는 굉장히 빨리 정해졌는데 저는 뭘하지? 하다가 구글에 검색(...)해보고 나서 CEO랑 CTO 말고는 보통 CMO를 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렇게 달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저희 회사에서 제가 하는 일이 마케팅이랑 아주 관련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사실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는건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CEO, CTO가 하는 모든일들에 약간씩 혹은 때에 따라 많이 관여를 하고 있고, 이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들의 나머지에 또한 모조리 관여 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로 하면 멀티플레이어이고, 뭐 현실적으로는 그냥 잡무러에 가깝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본격 주로 하는 일도 없고 주로 안하는 일도 없는 이상한 포지션(...)

 

1. 왜 도대체 0.에서 저런 이야기들을 밑밥으로 깔고 이런 글을 쓰냐면, 회사 경영이라던가, 창업계라던가, 물건을 만들어 판다던가 등등에 대해서 저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제 학부 복수전공이 경영과학이긴 하지만 제가 학부를 제대로 다니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수업으로 듣는 경영과학이라는 학문은 큰 회사에 적용되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았거든요. 아무리 봐도 제가 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사실 페이스북, 구글, 현대자동차 등등 큰 회사에 비할만한 회사는 아니다 보니, 소규모 그룹, 소규모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항상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는 공동창업자들 포함 11명인 회사이고요.(아, 사람은 항상 뽑고 있습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 있으면 언제든 소개해주세요. 비플렉스 채용페이지 바로가기.) 물론 저런 큰 회사들, 실리콘밸리 유니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재무관리, 회계는 어떻게 하는지 채용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대해 배우다 보면 도움이 안되지는 않겠습니다만, 사실 아무래도 저희처럼 초기단계이고, 조그마한 회사는 고민하는 문제들이나 스케일이 시중에 나와있는 경영서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꽤나 많습니다. 

 

1-1. 물론 어떻게든 남들이 어떻게 해왔는지 좀 보고자, 경영 서적들을 읽긴 합니다. 읽었던 경영서적과 관련된 글들도 하나하나씩 글을 써서 업로드를 해야겠네요. 언젠가는(...) 그나저나 1.에서 쓴 고민을 하다보니, 여러 자영업 관련 네이버 까페라던가, 뽐뿌 자영업 게시판이라던가 그런 곳들을 자주 눈팅을 하거나,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많이 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괜히 혼자 식당에서 밥먹을때도 여기는 테이블이 몇개고, 종업원이 몇개고, 메뉴 가격이 대충 몇개면 돈을 얼마나 벌수 있을까. 식당 주인은 노력한 만큼 대비해서 얼마나 돈을 벌수 있을까 계산을 해보기도 하고요. 원래 테레비전 잘 보지는 않지만 골목식당이나 푸드트럭도 한참 재밌게 보기도 했었고요, 아 물론 요즘에는 안 봅니다만... 여튼 이 책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읽은 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으로 읽었습니다. 시기상으로는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다음에 읽었고요.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 리디북스 링크

 

2. 저자는 대학교 시절 우연한 기회에 부산에서 배를타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다가 소위 말하는 "보따리 장수" 할머니를 만나고 나서, 일본과 한국을 잇는 SOHO(Small Office, Home Office) 무역 이라는 것이 존재함을 알고 그쪽으로 꾸준하게 커리어를 키워나간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300만원을 들고 본인이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신발을 일본에서 사서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팔기 시작한 것으로 시작해서 아이템의 갯수를 차차 늘려가고 여러 고비를 겪으면서 현재는 B2C보다는 B2B 도매 유통 쪽으로 영역확장을 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소호무역창업지원센터 라는 이름으로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까페도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꾸준히 소호무역 창업 관련 강의도 다니고 있다고 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집하여 본인이 직접 그룹을 이끌고 배를 타고 일본 소호무역 창업연수를 다니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굳이 여기서 설명을 하는 것보다 아마 블로그나 까페를 둘러보시는게 훨씬 재밌을 듯하고, 책을 보셔도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3. 스타트업 계에서는 린 스타트업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뭐 더 찾아보면 정보가 자세하게 나올테니, 여기서 길게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이 개념의 핵심은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세상은 불확실함으로 가득차있고, 완벽한 시장조사, 완벽한 고객조사라는 것이 있기는 너무나도 힘든 것이니만큼 얼른 얼른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거기에서부터 빠른 피드백을 받아서 꾸준히 사업모델을 수정하고 반복해나가는 사업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고객, 혹은 잠재적인 고객을 만나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튼 제품이라고 불릴수 있을법한 초기의 프로토타입을 내밀면서 약간이나마 돈을 벌고, 이를 계속 개선해나가는 행동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비슷하게 가질 수 있겠지만, 실제 고객을 만나고, 위험부담을 지고 물건을 만들어보고, 고객으로부터 나쁜 피드백을 받아도 두렵지 않아하고, 아무도 안된다고 해도 일단 맨땅에 헤딩(...)하듯이 들이박아보는 도전정신이 중요하겠지요. 아, 물론 이렇게 했는데도 안될꺼 같다면 빨리 손절(...)하고 다음 아이템으로 츄라이 해보는 기민함이 생명이겠습니다.

 

4. 이 책이 정확하게 이 지점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발전되어있는 나라이고, 물가가 비싸다고 알고 있는 일본에서 과연 우리나라에 와서 팔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같은 고정관념이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저런 고정관념을 깨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비록 일본이 한국보다 물가가 비쌀 수도 있으나, 상품의 다양성으로는 한국보다 더 다양할 수도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고, 일본의 문화 및 컨텐츠 관련 소품 등은 당연하게도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요즘에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구매대행, 직구 등도 편해지기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것도 사실 귀찮기도 하거든요. 이 책은 비록 많은 부분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비쌀 수 있으나, 한국에서 먹힐 수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어디에서 물건을 떼올 수 있는지, 일본의 도매상들과 접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일본의 비즈니스 문화는 중국/한구과 어떻게 다른지 등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4-1. 또한가지 이 책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점은 아무래도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서술들이 돋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꼭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모르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만, 창업/자영업/스타트업 등등의 세계만큼 경험과 쌓아온 커리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곳은 아마 드물지 않을까요. 학력이나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저자가 직접 몸으로 부딫혀온 경험담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일부러라도 요즘에는 경영 관련해서는 학자들의 책을 읽기보다는 현업자, 경험을 해본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평전류를 읽으려고 하는 편이긴 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것에도 위험은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4-2. 이 책의 또다른 강점은 어떻게 하면 존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가 있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보통 창업자들의 경험담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이야기들은 짠내(...)나는 본인들의 이야기입니다. 혹은 본업이 분명히 A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로 A가 잘 안되서 B나 C로 돈을 벌었던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는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비록 번외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제가 슈독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기도 했습니다. 나이키 창업자도 처음에는 나이키로 매출을 내고는 있었으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워서 주변 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가르치는 투잡을 한참동안 하면서 존버 하기도 했었거든요. 이 책 또한 저자의 존버(...) 경험담이 묻어나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비록 읽은지 좀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합니다만...

 

- 무역업을 위해 일본을 건너갈 때마다 어떻게 하면 일본에서 최소한으로 돈을 쓰면서 체류할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 1달에 두세번씩 일본을 왔다갔다 하는 기회를 사용해서 구매대행업무, 수입대행 업무를 통해 별도의 현금흐름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야기

- 1달에 두세번씩 일본을 왔다갔다 하는 기회를 이용해 면세점(...) 할인 최대로 받아 구매대행 및 주변에 생색내기와 인적 네트워크 구축하기 

 

등등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4-3. 사실 책을 읽고 나니까 예전에 중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옷 종류를 수입했었던 형이 생각이 났습니다. 중국에 가면 이우 시장이라는 데가 있는데 동대문이나 한국의 도매시장이라는 비교도 안될만큼 어마어마하게 크다... 중국애들 진짜 장난아니다...뭐 그런 얘기도 해줬었고, 이런 저런 소규모 도매, 유통업 같은 종류의 세계가 있다라는 걸 알려주기도 했었는데(...) 그 형은 요즘 뭐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형 잘살지...?? ;;;;

 

5. 이 책은 아마도 소규모로 무역업에 뛰어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궁금한점을 풀어주는 첫 가이드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이 책만 읽고 무역업에 뛰어들기에는 아무래도 시행착오가 좀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국가간의 무역규제라던가, 시장의 상황은 많이 바뀌니까 어디까지나 첫걸음 정도로 생각하시고 읽으면 되겠습니다... 비록 제가 이런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 저자분과 친분이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블로그나 까페에 있는 글들도 심심풀이로 많이 읽어보았는데, 참 성실하고 꾸준한 분이라는 것은 제가 잘 알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무역업, 창업, 소규모자본 창업 등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고, 까페 보니까 저자분이 강의 자체도 많이 하시고 무역탐방단도 많이 운영하시던데 직접 콘택해보셔도 재밌겠습니다. 

 

6. 저는 직접 발로 뛰거나, 몸을 쓰는 일을 비교적 하고 있지 않고 순전히 컴퓨터(...)로 하는 일들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발로 뛰고, 고객을 만나고, 존버(...)를 하면서 버티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서 다시금 저 자신을 다잡게 되고 그랬습니다. 아직 갈길이 구만리장천인데, 힘들다고 징징대지 말아야겠다...같은 생각도 했었고요. 그리고 역시나 존버(...)가 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저자분 또한 물류창고가 불타버리고(...), 일본에서 후쿠시마 사건 이후로 잘 팔던 물건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버리고, 하는 여러가지 예측불가능했던 외부요인들에서도 꾸준히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으신걸 보면서, 여튼 저도 더 열심히 버티고 버틸수 있도록 운동도 하고(저는 돼지입니다...꿀꿀...) 멘탈도 가다듬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 아, 비록 제가 여러 아는 분들이 책을 쓰시는 관계로 책을 무료로 받아서 읽고 리뷰를 쓰는 경우도 없잖아 있습니다마는... 이 저자분과 전혀 관련이 없고(...) 책 또한 무료로 받은 것이 아니고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으로 사서 보았읍니다... 여튼 술술 읽히고 하니, 일욜밤에 심심하신 분들은 한번쯤 재미로 읽어보세양!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 프레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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